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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

[음악] growing up - N.E.X.T

by 연필과종이 2020. 5. 13.

 

www.youtu.be/seH9hsU9FX0

 

 

저의 글쓰기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누구를 위한 글도, 의무감에 의한 글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신해철'을 이야기 할때는 사뭇 조심스러움이 생깁니다. 아마도,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아직 꺼내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 것 같은데요. 

신해철이라는 사람, 그리고 뮤지션의 한 명으로서의 그의 평가는 제가 감히 할 수 없습니다. 음악에 관한 문외한이기도 하고, 아직 그의 음악을 들은지 겨우 7년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그를 기리는 팬들은 무한궤도, 그리고 그의 라디오까지 들었던 젊음이기 때문이니까요. 저는 아직까지 감히 그를 이야기하기에는 짬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승환은 조금 더 손쉽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의 음악을 1994년부터는 들어왔으니까요. 20년 먼저 들었으니 해도 되겠지요. 이런 논리로 따진다면 사실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음악인은 몇이 되지 않을거에요.

주저리주저리 앞의 말이 길지요. 두려워서 그렇습니다. 

신해철을 알게 된 것은 그의 죽음 이후였습니다. 대학시절, 락커를 꿈꾸던 친구의 노래방 18번이 '민물장어의 꿈'이었던 것, 그리고 그가 항상 신해철을 따라했던 것,그리고 친구 한 녀석이 밤 늦게 듣는 라디오가 신해철이 진행하던 프로였다는 것, 이 것 말고는 저에게 있어서 신해철은 백분토론에 나올 수 있는 몇 안되는 대중음악인 정도였습니다.

 

몰랐던거지요. 그의 죽음 이후에, 많은 놀라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후배들이, 그리고 그의 팬들이 얼마나 이 사회에 많이 그에게 빚지고 있었는지를 저는 그 때서야 보았습니다. 그가 치밀한 논리와 날카로운 말로 언성을 높였던 순간은 '기득권'과 '권위'가 소수를 누를 때만 대항해서 그랬다는 것을, 저는 그를 알아가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참 늦었던거지요.

그런데, 그의 음악적인 발걸음은 더 무서웠습니다. 그가 대학가요제에서 얻은 영예로 손쉽게 대중음악계에서 스타가 될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 쉬운 인기를 얻을 수 있었으나 그 모든 것을 버리고 그룹사운드를 지향했고, 그러면서 음악을 하는 후배들이 마음 놓고 음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역시 또한 뒤늦게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의 음악을 듣고, 그의 영상에 댓글을 다는 것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고작, 컬러링으로 '민물장어의 꿈'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그의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을 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팬심의 전부인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천천히 생각날 때마다 하겠습니다. 오늘은 'growing up'이라는 노래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의 어린시절 이야기 같아요. 가사가 귀엽고, 사운드도 듣기 편합니다. 

 

Growing up

 

난 아주 어릴 때 우리반에서 앞에서 첫번째 줄에 앉았고

여자 애들에게도 전혀 인기가 없었어

성격도 소심한 축에 들었고 유난히 몸이 약해 자주 아팠어

한마디로 말해 별 볼일 없었단 얘기지

그러던 어느 날 양호실에서 배탈이 나 드러누운 그 앨 보았고

내 생애 처음으로 사랑에 빠져버렸어

얼마 후 소풍날 하필 그 애가 우리 반 아이들 몽땅 모인 앞에서

나의 촌스러운 바지를 놀려대는 거야

당황해 버린 난 얼굴이 빨개져 숨이 막혀와 어쩔 줄 몰라서

우왕좌왕 하다가 그만 손을 들어 그 애 뺨을 때렸지

I am sorry I am so sorry 정말 미안해 나의 천사여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도망가던 길은 멀기만 했지

I am sorry I am so sorry

결국 말하지 못했던 그 말 그토록 오랜 세월이 가도 가슴에 남아

우연히 들러 본 동창회에서 숙녀가 된 그 애를 다시 만났고

우린 진짜로 사랑에 빠졌으면 좋았겠지만

영화에나 나올 법한 그런 얘기지

졸업 후 다시는 그 앨 못 봤어 결국 삶이란 영화가 아니란 얘기야

정말 아주 우연히 어느 하늘 아래 길을 걷다가 스치듯 지나쳐 갔을 수도 있겠지

너는 내 얼굴을 기억할 수 있을까

I am sorry I am so sorry

정말 미안해 나의 천사여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도망가던 길은 멀기만 했지

I am sorry I am so sorry

결국 말하지 못했던 그 말

그토록 오랜 세월이 가도 가슴에 남아

 

 

https://youtu.be/ECltvrD9CIw

넥스트의 신해철은, 그가 그토록 함께 하고자 했던 그의 음악적 완성인 넥스트를 통해 영원히 남았습니다. 그룹사운드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는 아니었을지라도, 그가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음악사에서 북극성으로 남아, 후배들의 길을 영원히 비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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